본문 바로가기
인물백과사전

김태리의 탄생과 우리가 몰랐던 이모저모

by 사전제작자 2021. 4. 29.

여배우
배우 김태리

드디어 배꽃이 만개했다. 타고난 인내심, 밝고 긍정적인 성격에 할 말은 또박또박 다 하는 당찬 매력까지 갖춘 배우.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 신인답지 않은 애티튜드를 보여주고 있는 배우 김태리를 소개한다.

 

김태리는?

2014년 더바디샵 CF로 데뷔하여 2016년 <아가씨>로 영화계에 혜성같이 등장했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데뷔했음에도 가장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차세대 충무로를 이끌어갈 배우라는 평을 받고 있다.

 

1990년 4월 24일 서울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으며 가족으로는 부모, 할머니, 2살 위의 오빠가 있다.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와 함께 생활해서 데뷔 초까지는 할머니와 살았고 현재는 독립해 혼자 살고 있다. 이름은 아버지가 지어준 것으로, 태어났을 때 동네에 배꽃이 만개한 것에서 따와 ‘클 태(泰)’에 ‘배나무 리(梨)’를 붙인 이름이다. 어머니는 정치를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태정'을 원했지만 아버지가 출생신고하러 가는 길에 바꾸었다고 한다.

 

일문일답

Q: 이름은 본명인가?
A: 본명이다. 아버지께서 지어주셨다. 어릴 때는 몰랐는데 크고 나니 제 이름이 좋더라. 사람을 설명해주는 느낌이랄까. 저희 동네가 배가 유명하다. 그런데 제가 태어났을때 배꽃이 정말 많이 폈다고 하더라. 클 태(泰)에 배나무 리(梨)를 붙여 태리가 됐다.

 

남들과 비슷하고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조용하지는 않지만 흔히 말하는 시끄러운 아이도 아니었으며 친한 친구들끼리 어울리며 즐겁게 생활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미술 쪽으로 도전해볼 생각에 특성화고 디자인과로 진학했지만, 하다보니 자신의 길이 아닌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후 막연하게 아나운서를 꿈꾸고 별 생각없이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부에 지원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연기에 대한 관심은 하나도 없었고 영화 역시 유명 감독의 영화가 개봉하면 관람하는 정도로 영화에 대한 관심도 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대학교에서 연극 동아리를 통해 연기를 처음 접하게 된다. 김태리는 신입 단원을 모집하는 연극을 보고 대학생활을 즐기고 싶어 연극 동아리에 가입했다. 그리고 2학년 때 공연 준비부터 무대 연기, 관객들의 박수까지 모든 것이 좋았던 그곳에서 자신의 길을 배우로 결정했다. 연극을 하며 생전 경험한 적 없는 큰 재미를 느꼈고 배우라는 직업은 평생 가져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부모님은 배우의 길을 크게 반대하지 않았고 자신을 앉혀놓고 동아리 때려치우라며 달가워하지 않던 친척들도 공연하는 것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대학교 2학년 때 "내가 이걸 평생 함께 갈 길로 정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확신이 들었다. 살면서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빨리빨리 선택을 하는 편이다. 그때도 그런 확신이 들었다. 별로 어떤 미래에 대한 고민도 없었고 그냥 하고 싶었다.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야 했기 때문에 뮤직비디오 출연을 비롯해 편의점, 신문사, 영화관 외 많은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KFC에서는 모든 파트의 일이 가능했고 마트에서 두유를 팔다 사진작가의 눈에 띄어 그가 운영하는 카페에서도 오랫동안 일했다고 한다. 사진작가와의 인연으로 각종 사진과 관련된 일에도 참여했다. 이처럼 일상에서 내공을 쌓은 김태리는 한 인터뷰에서 어느 환경에서도 나름의 살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년 후 이 인터뷰에 대해, 당시에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자의 패기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다고 웃으며 회상하기도.)


Q: 자신에 대해 믿는 구석이 있다면요?
A: 어떤 새로운 환경에 던져져도 나름대로 잘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요. 도태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요.

 

Q: 배우의 세계 밖에서도요?
A: 배우 아닌 다른 직업을 가졌어도 그 분야에서 나름대로 살길을 찾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어요.

김태리
김태리

연극의 매력에 푹 빠진 김태리는 대학을 졸업할 즈음 대학로로 나가 극단 이루에 들어갔다. 극단의 막내로 지내면서 조명·음향 오퍼레이터로 일하는 등 1년간 잡일을 했다. 스태프로 생활하던 김태리가 가진 첫 무대는 2012년 9월 상연된 1인극 《넙쭉이》. 당시에는 언더스터디(메인 배우에게 문제가 생겼을 경우 대신 투입되는 배우)여서 사실상 무대에 오를 일이 없었지만 연습실에서 한 시간 반 분량의 모노드라마 연기를 하는 것을 좋게 본 연출가가 실제 무대에서 연기할 기회를 주었다고 한다. 이를 시작으로 김태리는 《사랑을 묻다》, 《지금도 가슴 설렌다》 등의 작품에 참여했으며, 첫 무대에서 1년이 지난 후에 있었던 《넙쭉이》 재공연 때에는 더블캐스팅으로 무대에 서기도 했다.

 

"(김)태리가 울고, 소리지르고, 소위 자기 '삘' 하나로 극을 이끌어 가더라고요. 진짜 때 묻지 않은 연기라고 해야 하나. 보통 제가 각색·연출한 작품은 객관적으로 보게 되거든요. 근데 그날은 제가 울었어요." 손기호 연출가가 말했다. "연륜 있는 배우가 홀로 무대를 끌어가는 모노드라마의 특성상 (20대 신인 배우가 캐스팅된다는 건) 기적 같은 일이었다"고 손 연출가는 강조했다.

 

극단 활동을 하며 몇 편의 단편영화에도 참여했다. 2012년에는 3D로 제작된 영화 《양평자전거》에서 주인공과 시비가 붙어 자전거 대결을 벌이는 대학생 커플을 연기했다. 이어 2013년, 《양평자전거》에서 함께한 배우 박정식의 추천으로 《문영》에 출연하여 캠코더에 사람을 담는 말없는 여고생 문영으로 분했다. 이 영화는 2015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단편으로 처음 상영된 후 2017년에 정식 개봉되었다.


2014년에는 소속 극단의 대표인 손기호 연출가의 《뭐보노?》와 《누구인가》, 현조 감독의 《락 아웃》에 참여했다. 당시 손기호 대표가 한국영화아카데미 정규과정을 수강 중이었고 세 작품 모두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제작한 영화. 《뭐보노?》에서는 조연으로 여고생1 역을 맡았는데 극 중 교복을 입은 여고생 외에 지나가는 여자로도 등장한다. 《누구인가》에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하는 배우 태리 역을, 《락 아웃》에서는 열쇠수리공에게 집의 문을 열어달라고 하는 여자 역을 맡았다.


같은 해 현 소속사 제이와이드컴퍼니(당시 채움엔터테인먼트)와 만나면서 연예계에 입문한다. 더바디샵 CF를 시작으로 공익광고, 통신사 CF 등 여러 광고에 얼굴을 비췄다. 영화 오디션에도 응했지만 한동안 탈락이 이어졌다고 한다. 오디션을 보면서 나이가 많다는 말도 들었는데,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시작했기 때문에 본인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조바심도 없었다고 한다. 이후 상업 영화 데뷔 당시,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도 "이 나이(27세)에 시작한 것이 좋다. 어렸을 때 나의 삶이 있어서 좀 더 소신도 갖게 되고 주변 사람에 휘둘리지 않게 된 것 같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이렇게 오디션을 보며 충무로의 문을 두드리던 김태리는 2014년 말, 1500:1의 경쟁률을 뚫고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 캐스팅된다.

반응형

댓글